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커서를 보며 디아블로를 추억하다.

한참 디아블로2에 빠져있을 때 디아블로 커뮤니티에 누군가 오랫동안 같이 사냥하면서 직접 레벨 올린 용병 일반 구매 용병보다 같은 레벨 기준으로 더 강하다 글을 쓴 것을 본 적이 있다. 당시 댓글에는 그러지않다 그거랑 상관없이 레벨에 따른 스탯이 같다는 의견이 다수 있었지만, 그 글의 당사자는 그렇지 않다. 절대 능력치가 다르다 반박했고, 결국 사람들은 그렇게 마음대로 생각하라며 논의는 중단됐다.

이런 마음이 얼마 전 커서를 사용하면서 나도 들었다. 커서를 들어만 보다가, 커서가 디자인 이미지를 올리면 스타일링까지 해준다는 소리에 이를 사용해보았다. 평소 스타일링이 늘 어려웠기에 이런 과정은 너무나도 놀라웠다. 게다가 이왕 디자인 만들어 주는 김에 애플리케이션 코드도 같이 짜자고하니 정말 나 스스로가 감당 되지 않을 속도로 디자인과 애플리케이션이 완성되어갔다. 그러나 한 편으로는 내가 스스로 직접 짠 코드가 인공지능이 짠 코드보다 더 가치있어 라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. 반발심과 내가 만든 것에 의미부여했기 때문이다. 그리고 몇 일이 지나고 점점 커서에 스며들고 있을 때, 문득 저 일이 생각났다. 덕분에 문득 깨달았다. 내가 짠 코드든 인공지능이 짠 코드든 결국 아무 비교 우위할 가치가 없는데 왜 이리 나는 반발심을 갖고 있었을까...? 요 몇 일 동안이었지만, 왜 사람이 무생물을 넘어 코드에 감정 이입하고 더 소중히 여기는지 궁금할 따름이다.